정로환과 정로환에프, 무엇이 달라졌을까?

 

 

 

  정로환은 대표적인 국민 설사약이다.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설사약을 달라고 하는 사람보다 정로환 주세요 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다. 정로환은 일본에서 개발한 약인데 개발된 지는 100년도 더 되었고, 우리나라에서 제조방법을 배워와 국내에서 판매된 지는 약 50년 정도 되었다. 굉장히 옛날 약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는 약이다. 정로환은 2019년에 새롭게 리뉴얼되어서 정로환에프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디자인과 색감이 비슷해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기존의 약과 같은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로환에프로 이름이 바뀌면서 내용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자.

 

 

 

기존 정로환	리뉴얼 된 정로환에프
< 환제 > 크레오소트, 황련, 진피, 향부자, 감초 < 당의정 > 크레오소트, 황백, 현초	< 환제 > 구아야콜, 황백, 황련, 진피, 감초 < 당의정 > 구아야콜, 황백, 황련, 진피, 감초
< 환제 복용방법 > 성인 및 만 15세 이상 : 1회 3환 만 11세 ∼ 14세 : 1회 2환 만 8세 ∼ 10세 : 1회 1환 1일 3회 식후 복용. 복용간격은 4시간이상. < 당의정 복용방법> 성인 및 만 15세 이상 : 1회 4정 만 11 ∼ 14세 : 1회 3정 만 8 ∼ 10세 : 1회 2정 1일 3회 식후에 복용. 복용간격은 4시간이상.	< 환제 복용방법 > 성인 및 만 15세 이상 : 1회 3환 만 11세 ~ 14세 : 1회 2환 만 8세 ~ 10세 : 1회 1½ 환 1일 3회 식후 복용. 복용간격은 4시간 이상. < 당의정 복용방법 > 성인 및 만 15세 이상 : 1회 4정 만 8세 ~ 14세 : 1회 2정 1일 3회 식후 복용. 복용간격은 4시간 이상.

출처 : 약학정보원, 동성제약 홈페이지

 

 

 

 

  기존 정로환의 주요 성분이 '크레오소트'라면, 리뉴얼 된 정로환에프는 '구아야콜'이라고 볼 수 있다.

 

  크레오소트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석탄을 태워서 만드는 것과 나무를 태워서 만드는 것이 있는데, 정로환에 쓰이는 크레오소트는 나무에서 만들어진 크레오소트이다. 참고로 석탄 크레오소트는 나무에 바르는 방부제로 쓰이던 물질인데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어서 이제는 사용이 금지되었다. 나무 크레오소트는 1830년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 살균제, 지사제 등 의료용으로 사용되었다. 최근에는 약간의 인체 독성이 보고되어서 미국, 유럽 등 서양 국가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일본과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는 성분이다.^[각주:1] 

 

  구아야콜은 크레오소트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한 가지이다. 크레오소트는 크레오졸, 구아야콜, 크레졸, 자일레놀 등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크레졸 등의 성분이 발암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구아야콜은 인체에 위험하지 않으면서 살균제의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크레오소트와 상관없이 따로 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볼 수 있다. 구아야콜에서 만들어진 구아이페네신이라는 성분은 가래약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정리해보면, 기존의 정로환에 들어가있던 크레오소트는 안전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크레오소트에서 살균 역할을 하는 유효성분인 구아야콜이 리뉴얼된 정로환에프에 들어있으므로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복용할 수 있다.

 

  그 외의 성분인 황백, 황련, 진피, 감초 등 생약성분도 위장관 염증을 가라앉히고 소화를 돕는데 효과가 좋은 성분들이다. 어린이 생약 소화제로 유명한 백초시럽의 성분을 살펴보면 황련, 황백, 황금, 아선약, 용담, 육계, 인삼, 감초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로환에프에도 들어가 있는 황련, 황백이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에 한 가지씩만 들어가 있던 황련과 황백을 정로환에프로 리뉴얼하면서 둘 다 넣었기 때문에, 과식으로 인한 배탈, 식체, 염증성 설사에 기존 제품보다 효과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1.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medicine-and-dentistry/creosote [본문으로]